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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Nature/봄은 시작이면서 겨울 정리

봄날의 서정. Cherry blossoms, Falling leaves, .Spring wind, Enjoy warm daytime, Help Relax.

by Metapoem 2022.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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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꽃 잎들을 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한바탕 비가 지나가면 화려한 모습은 이내 지나갑니다.

그래서 더더욱 오늘 벗꽃 아래서 한낮을 오가면서 열심히 살아갑니다.

 

인생은 봄날의 횟수가 줄어드는 감소에 비례합니다.어렸을 때의 봄날은 나른하면서도 고무줄처럼 길기도 하게 늘어나는 시간이었습니다.친구들과 범냇골 그 작은 동네를 뛰어놓았지만... 오후의 움직임은 언제나 정중동이었습니다.그래서 고개를 떨구고 집으로 돌아오면 어느새 한낮의 햇살은 먼저 와 문턱에 걸쳐 있었지요.어떻게 하면 이 기나긴 오후 시간을 보낼까를 궁리하는데에도 시간은 적잖게 들어갑니다.

 

그러다가 방에 쓰러져 낮잠을 자고...자다가 어떤 바람결에 눈을 비시시 뜨면 내 눈길은 맞은편 가까이에 있는책장 맨 아랫단에 꽂혀 있던 책들의 책등 그림들을 매만지기 시작합니다. 어느날에는 여러명의 남녀 군인들이 제복을 입은 채 모로 서 있는데, 공군, 육군, 해군 남자 한 사람씩 그리고 여군 제복을 입은 여자 한 사람이왼편 어깨만을 서로 내놓은채 모로 서 있는데... 모로 누워 있는 날 보고서 모두 방긋이 미소짓는 것이었습니다. 좁지 않은 굵은 백과사전 같은 책의 책등에 네 사람은 제 곁모습을 다 드러내고서멋지게 서 있었습니다. 날 향해 모두 가볍게 움직이며 미소짓고 있었습니다.마치 내게 무슨 말이라도 하는듯...

 

 

 

 

이들의 미소 소리에 내가 깨어난 건가...

 

덜컥 겁이 났습니다. 이게 무슨 조화냐....그런데 몸은 바로 일어나지지가 않았습니다. "너 왠 낮잠이니. 어서 나가서 놀아야지..."라고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미련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 마당으로 달려나갔습니다. ...

 

 

******

 

 

이 이야기는 어느 나른한 봄날에 있었던 나의 실화입니다. 너무나 생경해서 아직도 그대로 기억합니다. 당시 책장과 꽂혀 있던 책들까지...

 

그 군인 네 사람이 서서 내게 미소짓던 그 책은 두터운 사전같은 책이었습니다.아버지가 보시려고 둔 책.

 

지금 그 책은 온데간데 없지만, 내 기억에는 그대로 있으니, 그 책은 아직 소장중이라고

말해도 

되려나...

 

 

오늘은 여전히 봄날...바람이 무척 불어서, 철물점에 가던 발길을 멈추고파편처럼 눈 앞으로 쏟아지며 다가오는 벗꽃 잎들을 맞으며 서 있다가...얼른 집으로 다시 올라가 카메라 다리 홀더를 갖고 내려와서 영상을 찍었습니다. 

 

그 영상이 유튜브에 오늘 올린 영상입니다.

 

모두들...오늘 오후도 건강하게 잘들 지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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