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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People/신앙으로 사는 사람들

아리랑 민요, 1987년 이후 찬송가로, 지금은 세계인의 곡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아리랑은 지구촌의 노래입니다.

by Metapoem 2022.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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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와 70년대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닌 분들은 음악 시간에 우리 전통 노래들을 마음껏 부르거나 배웠던 기억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음악 교과서에는 온통 외국 민요와 외국곡 소위 명곡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인격 향상에 나빴다는게 아닙니다. 순수한 음악들이었기에 나름 교육적이었고 낭만적 소양도 갖게 했죠. 문제는 우리의 전통 민요곡들을 자라는 세대에게 가르치기를 꺼려했다는 겁니다. 이것은 당시 박정희 정권의 역사적 정체성과 연관되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대주의적 가치관이 지배하고 있었다는 반증입니다. 우리 전통적인 모든것에 대한 부정적, 자괴적 인식이 바탕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제 36년 강제 탄압 기간 동안 일본인들이 친일파를 앞세워 심어두었던 민족 정신 잔멸의 쓴뿌리였습니다.

그러나 한글 사랑과 우리 노래를 사랑했던 분들은 묘하게도 애국 동포들의 소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전통을 지키려는 몸부림은 지속되었고, 경제 성장의 질곡과 무관하게 아끼고 키워왔습니다. 오랜 인고의 결과로 드러난 열매 중 하나가 K-pop 열풍이었습니다. 결국 BTS가 등장하면서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습니다. 한국인들만이 지니고 있는 음악, 예술적 시너지의 꽃봉오리가 만개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대표적인 노래가 "아리랑" Arirang입니다.

BTS가 부르는 아리랑, 전세계인의 노래


1987년 우리 민요 아리랑(Arirang) 노래가 미국 연합장로교회 발간 찬송가에 수록되어 예배 시간에 불리고 있습니다. 곡 하단에 Arirang이라고 출처가 적혀 있지만, 'Christ, You Are the Fullness'(그리스도는 충만하시다)라는 제목으로 자체 가사로 되어 있습니다. 이보다 1년 앞선 1986년 당시 캘빈 신학교 음학학 교수였던 버트 폴먼(Bert Pullman)이 미국찬송가편찬위원으로서 아리랑 음률에 가사를 붙여 찬송가로 제안했는데 채택이 되어 찬송가에 수록되었습니다. 12명 위원과 편집장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투표에 부쳤고 결국 모두가 찬성했습니 다. 이후 미국, 캐나다의 개신교는 예배 시간에 부르기 시작했고, 가톨릭도 미사 시간에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참조. Pre mass:Instrumental CBW 431Christ You Are the Fullness-Text:Bert Pullman 1986: Tune :Arirang: harmonization- Dale Grotenhuis 1986 ©1987,CRC Publications, Grand Rapids,MI 49560)

자랑스런 아리랑 음률로 된 찬송가 곡을 살펴보겠습니다.

찬송가 229장


미국 교회가 현재 부르는 찬송가는 346장이라고 합니다. 한글 가사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오소운 목사의 번역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주님은 하나님의 충만하심

주님은 하나님 형상이시오
만물 중에 으뜸이신 창조주시라
부활하시어 다스리시니
주님은 교회의 머리이시라

주님과 더불어 새로 태어나
성령님 모시는 새 생활이라
성령 열매를 풍성히 맺어
주님 다시 오실 때 반겨 맞으리

주님의 지체된 우리 몸이
생명의 말씀을 먹고사니
감사합니다 찬양합니다.
주님 이름 높이며 살렵니다


아리랑 곡이 지니는 선율 매력
이 곡을 북미인들이 찬송가로 부르고 싶어 했고 수록하게 된 가장 주된 이유는, 아리랑 곡의 음률 때문이었습니다. 역사와 문화, 풍습은 분명 다르지만, 미국과 캐나다 신자들은 아리랑 음률을 부를수록 정감과 부드러운 선율에 빠져들었던 겁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성향에 맞게 멜로디를 약간 수정하긴 했습니다. 아래 악보에 표시해 보았습니다.

아리랑 찬송가, 수정된 선율


각 줄의 마지막 동기(motive)마다 가락을 흥겹도록 처리되어 있습니다. (참고로, 각각의 원은 두 마디(bar)를 둘러싸고 있죠? 즉 한 개의 '동기'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곡은 여덟개의 동기로 되어 있습니다. 네 개의 동기를 합쳐서 '큰악절'(period)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두 개의 동기는 작은악절(phrase)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이 곡은 두 개의 큰악절로 되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들이 이 곡을 '조선인들이 불러오고 있는 민요'라는 틀에서 완전히 벗어나, 찬송가(Hymn)라는 기독교 음악의 정서 안에서 부르고 있습니다. "아주 은혜스럽다."라는 감동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아주 놀라운 일입니다. 한국 신자들이 부르는 새찬송가에는 온통 외국인들의 곡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국인 작사, 작곡의 찬송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긍정적인 추세입니다.

'아리랑'의 어원에 대해서는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북미의 찬송가가 되기까지 여러 분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습니다. 작년에 별세한(2021. 11.10) 이정면 교수(미국 유타대 명예교수)는 <Arirang:Song of Korea>제목의 책을 발간해서 세계에 알렸습니다.

Arirang:Song of Korea


헐버트 선교사, 여행가 비숍 여사의 책과 강연들을 통해 우리의 아리랑 노래는 세계인들에게 천천히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가 20세기 초였죠. 그러다가 1950년 한국 전쟁을 계기로 유엔 병사들은 아리랑 곡을 듣고서 자국에서 부르며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반전 가수 피터 시거(Peter Seeger)는 1964년 자신의 라이브 앨범에 아리랑 곡을 반전 음악으로 만들어 수록하기도 했는데, 결국 1986년 버트 폴먼의 관심으로 이어졌고, 아리랑 노래가 찬송가곡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입니다. 2019년 3월에는 BTS가 아리랑을 세계 공연 무대 자리에서 올림으로써, 바야흐로 전세계인들의 마음에 업로드시켰습니다. 비로소 꽃망울이 터져버렸고, 그 꽃 향기는 전세계인들의 뇌리와 가슴으로 파고들어버렸습니다. 이제 아리랑은 세계인의 곡이 되었고, 하나님께 그 가사와 음률로 영광올려드리는 찬송가로 영광스런 관을 쓰게 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G-nPfdxo1w에서 곡을 들어보십시요)

그리고 피아노 반주와 찬송가 가사도 함께 감상하십시요.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이 이 글을 읽는 모든 대한민국인들에게 충만하게 내리시길 기도합니다.


"우리 노래 아리랑, 이제는 우리들만의 노래가 아닙니다. 세계인들과 함께 누리는, 모든 이들의 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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