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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People/마음대로 사는 사람들

안철수, 국민연금 개혁안 발표. 왜 2055년, 2088년을 언급했을까. 그는 이명박을 소환시켰다! 데자뷰 스멀스멀. 당시 국고는?

by Metapoem 202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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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4월 39일(금),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위원장 (이하 안철수)은 '윤석열 정부의 복지국가 개혁 방향'을 발표했다. 최우선 과제로 연금개혁, 특히 국민연금개혁을 언급했다.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에 대해서 더 먼저 메스를 대야 하는 마당에, 그는 국민연금개혁에 더 집중하는 모양새도 보였다. 왜?

국민연금 고갈예상도
국민연금이 고갈될 수 있다는 표식


좋은 개혁안을 발표했다고만 생각하면 염려할 게 무엇이 있을까. 그러나 과거 전두환이 서울이 대홍수로 물에 잠긴다고 발표를 해서 무엇을 얻어내었던지 한번 떠올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철수는 "이대로 가다간 1경 7천조원 적자가 난다."라고 아주 상상도 안되는 겁박을 해댔다. 안철수와 전두환의 경우, 둘 다 공통점이 있다. 겁박한 것이고, 공포심을 준 것이고, 현실적인 상황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매일경제의 기사를 보자.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 국민연금은 물론 기초연금·특수직역연금 등 연금제도 전반의 구조개혁을 맡을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가 설치된다. 공적연금개혁위는 궁극적으로 4대 공적연금(국민·공무원·군인·사학연금) 통합에 시동을 건다. (중략) 안 위원장은 "국민연금은 2055년 고갈된다. 2088년이면 누적 적자(2088년까지 지급해야 할 급여·비용 총액에서 기금을 차감한 액수)가 무려 1경7000조원에 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녀 수) 0.8명을 감안하면 고갈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 공적연금개혁은 필수"라고 했다. (중략) 인수위는 국민연금 재정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수개혁도 최대한 서두르기로 했다. 내년으로 예정된 제5차 국민연금 재정계산을 거쳐 보험료율 인상안과 지급률·소득대체율 조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로 1998년 이후 24년째 제자리다. 소득대체율 역시 2007년 40%로 조정된 이래 바뀐 적이 없다.>

모든 언론지의 기사 내용도 이러할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는 왜 2055년을 언급하고, 2088년을 언급했을까. 국민 연금 고갈이 된다는 산술적인 숫자를 뽑아낸 듯하다. 누적 적자 1경 7천조는 지금 입력한 값에 대해 나온 수치에 불과하다. 성장, 수익 등의 여러 산술의 대입은 없다는 조건이다. 0.8명 출생 문제를 근거로 제시했는데, 차라리 대학입시제도 전반적 개혁, 사교육 제도 완전 파괴 개혁을 먼저 서둘러야 하는게 더 중요하다. 출생 문제가 빠르게 해결된다. 태어날 때부터 쓰잘데 없이 교육시키느라 들어가는 돈이 얼마인가. 그리고 이어서 초등 시절부터 대입전까지 사교육, 학원에 갖다 바치는 돈이 얼마나 천문학적인가. 어떻게 청년들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생각이나 하겠는가. 아파트 공적 공급을 늘려서 거주비용에 대한 지출이 줄어들게 하는 정책이 더 우선해야 하는 것 아닌가.

2022년, 2023년, 2024년 등 당장 코앞의 문제는 해결할 구체적 대안도 세우지 않고서, 2055년, 2088년을 논하는가? 안철수가 그 정도로 철학적인 사람이었던가! 2055년이면 안철수 자신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앞으로 5년간 새 정부가 해 나갈 운영능력이 그대로 드러나보인다.

안철수가 어제 이런 개혁안을 발표한 것도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지금 인수위에서는 엄청 비대해진 국가 예산 돈을 두고서 별의별 생각을 다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스럽다. 공직자 후보자들 면면을 봐도 그런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이들이 죄다 입성해서 나랏일을 맡게 되면, 천문학적인 국고는 어떻게 관리되고 쓰이겠는가.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염려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안철수의 발언은 묘하게 충격적이다. 두 달 전 조선일보가 실었던 보도와 전혀 각이 다르다. 당시 어떤 기사를 발표했던가!

국민연금 지난해 수익 91조…사상 최대 / 2022.02.25 18:10

<국민연금이 지난해 기금운용을 통해 91조원의 수익과 약 10%의 잠정 수익률을 거둬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2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2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해 기금 운용수익률에 대해 “잠정 10.77%”라며 “2019년 11.3%, 2020년 9.7%에 이어 최근 3년 평균 10.57%의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고 밝혔다.권 장관은 “해외주식 29.5%, 대체투자 23.8%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기금운용 성과를 견인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선제적 위기대응 전략과 투자 다변화, 포트폴리오 조정 등을 통해 달성한 소중한 성과”라고 밝혔다.권 장관은 또 “지난해 기금운용 수익은 잠정 91조2000억원으로 같은 해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53조5000억원)의 약 1.7년치, 연금 급여지급액(29조1000억원)의 약 3.1년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기금 규모는 2016년 말 558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948조7000억원으로 지난 5년간 70%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3년 간 수익금은 236조8000억원으로 누적 수익금 530조8천억원의 45%에 달한다.>

그런데 왜 새 정권 시작도 전에 전국민에게 돈줄을 죄어야 하니, 미리 마음부터 먹고 있으라고 말하는 걸까. 그것도 코앞에 닥친 연금 적자 예상을 심각하게 제시했다면 수긍하고 다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연금 급여지금액의 3년치에 해당되는 91조원 수익을 거두어들인 이 마당에 말이다. 미리 염려하고 대비책을 세우는게 정치인이 할 일이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데자뷰가 있지 않는가.

이명박 정권이 스멀스멀 떠오른다. 이명박은 초기부터 돈줄을 죄기 시작했다. 한 예만 들자. 당시 전국의 아동센터들에 대해 감사제도를 바꾸었다. 제대로 관리해서 양질의 시스템에서 아동들을 볼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 계획의 내용을 보자. 센터간에 서로 경쟁을 시켜서, 센터 운영을 잘 한 곳에는 운영비를 더 올려주고, 못한 곳에는 운영비를 삭감해 버렸다. 그 결과 전국의 아동센터는 심각한 현실에 직면했다. 아동센터에 잘하고 못하고 관리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다수가 나이가 들고, 전산 업무 능력이 힘들거나 불가능한 이들도 있었다. 열악한 가정의 아이들 방과후에 학습, 보호, 교육, 관리, 영양 섭취시키는 일이 주 업무인데 잘하고 못하는 기준이 뭔가? 당시 소위 몇몇 서류 관리 잘하는 센터장들이 대박쳤다. 여기저기서 센터장들을 모아놓고 가르치고 서류 작성방법 등을 영웅담 펼치듯 자랑해댔다. 이게 무슨 짓이었던가! 당시 현장을 2년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저게 대통령이 맞나?"가 당시 시류의 반응이었다.

어제 안철수가 뜬금없이 이런 계획을 발표했다.

안철수는 이명박 정권에 깊숙이 관여했던 자였다. 당시 보고 듣고 숙지했던 경험치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어제 그의 발표에 왜 이명박이 소환되는지.... 당시 그 많던 국고가 어떻게 탕진되었던가. 전국 강을 파헤쳐서 모래 팔아먹도록, 포크레인 작업하도록, 대기업들 수익내도록 하지 않았던가. 그 강바닥에 지금 가면 다시 모래가 이전처럼 쌓여 있지 않은가! 해외자원 한다고 얼마나 많은 국고를 밖으로 내돌렸던가. 안철수가 국고를 탕진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 시기에 이런 개혁안 발표가 나온게 일단 정신이 아찔함을 느꼈다는 사실이다.

안철수의 어제 발표는 그 스스로 이명박을 소환시킨 것이다! 국민연금 개혁? 글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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