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은 매년 인구 1천 명당 1명~5명의 몸에 나타나는 흔한 질환입니다. 저는 대상포진을 앓았던 적이 있는데, 그 시기가 언제인지 일기장을 뒤져보지 않아 분명하진 않는데 약 8년은 된 듯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어떻게 스스로 동작 빠른 결단을 내렸는지 신기방통할 뿐입니다. 몸이 가렵더니 따갑기도 할 즈음에 거울로 제 피부를 보았습니다. 신기방통한 것은 그 순간 서두르지 않고 - 당시 대상포진에 대해서 인식도 별로 없었음 - 동네 클리닉으로 갔다는 겁니다. 병원에 가는 걸 엄청 머뭇거리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신기방통했던 겁니다. 대상포진은 대부분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확산되어 병세가 깊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오늘 대상포진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보고자 합니다.
1. 대상포진 초기 증상과 신체 부위
2. 대상포진 발생 원인, 연령, 세균
3. 대상포진 치료
4. 대상포진 예방을 위한 생활지침
1. 대상포진 초기 증상과 신체 부위
1-1. 대상포진 초기 증상
저는 간지러움으로 시작했습니다. 잘 씻지 않아서 간지럽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후에는 흉부(가슴팍)에 따끔따끔해졌습니다. 원인은 과로 때문이었습니다. 피곤이나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저를 힘들게 했었던 시기였습니다. 어떤 분은 화끈거림을 느끼기도 합니다. 어떤 분들은 몸의 특정 부위에 따가운 통증부터 느끼는 경우가 있고, 어떤 분은 감기 증세까지 찾아오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은 감기약을 찾게 됩니다. 어떤 분은 뻐근하니까 담이 온 줄 알고 파스를 붙이기도 합니다. 파스를 떼니까 물집이 있어서 파스알레르기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다양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런데 간지러움~따가움이 동반된 것이라면 대상포진을 먼저 떠올리는 사전 지식과 암기가 필요합니다. "나는, 간지럽거나 따가우면서 감기 증세가 오면 대상포진으로 여긴다!"라고 10번 외쳐보세요. 당장!
그래서 어느날 피부를 자세히 보게 되는데, 물집을 보게 됩니다. 저의 경우는 왼쪽 가슴팍이었는데, 놀랍게도 대칭되는 등쪽 부분도 그런 증상을 느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부위는 흉부인데, 등쪽에서 시작해서 대칭되는 부분인 가슴에도 발병합니다. 복부와 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아주 바이러스 마음대로 발병합니다.
![대상포진 물집](https://blog.kakaocdn.net/dn/dMpDw6/btrC9MJHMRG/VrJqu2Hs4g1FsvQAc6Jz7K/img.png)
주로 온몸에 열이 나거나, 목에 뻣뻣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두통과 구역질을 하기도 합니다. 신진대사가 활발하고 리듬이 건강하면 대상포진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과로, 스트레스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면 대상포진이 찾아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클리닉에 하루라도 빨리 내원하는 사람은 대상포진의 통증의 공포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벗어나게 됩니다. 게으름은 모든 통증의 원인이라는 셈입니다. 요즘은 20~30대에서도 많이 발병합니다.
대상포진 진행 과정, 증상
조그맣고 붉은 빛을 띈 물집들이 특정 부위에 자리잡고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물집은 어쩌다 긁다보면 쉽게 터지고 딱지가 생기게 됩니다. 보기 흉하죠. 즉시 클리닉으로 가서 조치를 하면 생각외로 쉽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치료를 받게 되면, 치료 과정은 2-3주 정도 진행됩니다. 본인의 경우도 약 한 달간 꾸준히 한번도 빠지지 않고 내원했더랬습니다. 그 결과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자연 치유를 기다리기도 하는데 좀 어리석은 방법임을 아십시요. 몸 여기저기로 퍼질 수도 있습니다. 산발적 -> 군집처럼 덩어리 상태 -> 띠처럼 군락 모양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면역력이 바쳐주는 경우는 자연치유가 맞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 피로, 과로를 부러 피하고 살지도 못합니다. 몸 여기저기, 엉덩이, 사타구니 등에 흔하고 머리와 얼굴에 물집이 생기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게 됩니다. 얼굴은 하루에 손이 수십번도 더 가기 때문입니다. 등에는 손이 안가지거든요. 따라서 어색하고 낯선 따가움, 통증이 몸 한쪽에 나타났다면, 수포가 보인다면, 대상포진으로 알고 즉각 내원하시기 바랍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이 바이러스가 헤르페스 바이러스이면 모르겠지만, 혹이라도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라면 좀더 심각해 집니다. 신경세포를 따라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3일~10일 사이에 신경간을 따라 바이러스가 이동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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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상포진 발생 원인, 연령, 세균
대상포진 발생 원인과 연령
어릴 때(2세~10세)에 수두를 앓았던 사람에게 발병한다는게 중론입니다. 수두 바이러스가 살아서 신경세포 속에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우리는 과로하면 생긴다고 여기는 것임) 이놈이 활동하면서 신경 주변으로 퍼진다고 합니다. 피부로 물집으로 드러나는게 대상포진입니다. 한자로 그 뜻이 그러합니다. 帶狀疱疹, '작은 물집이 띠 모양으로 번져 가는 발진'이라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슁글스(shingles)라고 합니다. 저는 수두를 앓지 않았지만 중년이 되어 대상포진이 지나갔으니까,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의한 발병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세균(원인균)
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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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셀라 조스터 바이러스는 어릴적 수두와 관련된 바이러스입니다. 신경세포 속에 잠복해 있는 바이러스입니다. 그래서 위험성 바이러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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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virus)는 신경세포 잠복 바이러스와는 달리 피부에 포진해서 홍반이 일어나는 흔한 바이러스 입니다. 헤르페스 유형은 1형~8형으로 구분된다고 하는데, 1형은 입술, 2형은 성기에 포진하고, 헤르페스 3형이 바로 수두 대상포진으로 나타납니다. 주로 물집 형태로 드러나는 바이러스입니다.
3. 대상포진 치료
대상포진이 무서운 이유는 점점 심해지는 통증입니다. 이른바 '포진 후 신경통'입니다. 신경을 건드리니 더 아플 수밖에요. 앞에서 '신속한 내원'을 여러번 반복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통증으로 고통하다가 점점 심해져서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망할 신경통은 대상포진 치료한 후에도 수주~수개월~수년간 신경통이 계속될 수도 있습니다. 후유증입니다. 그리고 아셔야 할 것은, "대상포진은 한번 겪고나면 다시는 재발되지 않는다!"라는 말을 자주 들었을 겁니다. 믿기 어렵습니다. 주변에 시시때때로 대상포진으로 내원하는 분을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거짓말 하는것 아닙니다. 특히 기력이 약한 장년, 노인들은 더더욱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증상 초기에 득달같이 모시고 내원하는게 큰 효도입니다.
내원하면 치료 과정은 대략 이러합니다.
1. 내원 -> 진단 -> 초기라면 항바이러스제를 주사. 레이저 치료 병행 -> 약속된 시간에 치료 반복 -> 발진이 가라앉고 통증이 완화됨 -> 수포는 남아 있어도 신경통 발생 빈도 감소
2. 레이저 치료 : 본인은 레이저 치료를 매 내원시마다 받았습니다. 간호사가 베드에 눕게 한 후에 거즈로 부위를 소독한 후에 레이저를 갖다 대고서 십여 분 가만히 있게 했습니다. 자극성이 있는 반창고를 사용하지 않더군요. 대신 항생제가 들어 있는 거즈로 소독을 해 줍니다.
3. 귀가 후 일상시 유의사항 : 수포가 찬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보호. 목욕 시에는 때밀이로 문지르지 말것. 물집이 터지면 안됨. 수건으로 눌러가며 부드럽게 닦아줌.
![레이저 치료](https://blog.kakaocdn.net/dn/lVLTJ/btrC75qIA6G/V0PrFctZ2KAkx6rHTI7WfK/img.jpg)
4. 치료 약물 : 항바이러스제를 쓰면 자연 치유보다 엄청나게 빠른 치유를 볼 수 있고, 합병증 위험 경감까지 막아줍니다. 아시클로비르(Zovirax) / 팜시클로비르 / 발라시클로비르(발트렉스) 등의 약물이 있습니다. 대개 의사들은 약을 처방해 줍니다. 약은 꼭 드셔야 합니다. 피부 관련 약은 좀 세다는 특징이 있더군요. 그래도 복용해야 합니다.
![약. 뉴론틴](https://blog.kakaocdn.net/dn/pR6Oe/btrC7MKWyni/9TsQA1P0g3KLMAyelpHbG0/img.jpg)
- 캡사이신 국소 패치(Qutenza)
- 가바펜틴(=뉴론틴 캡슐) - 항경련제, 신경통 개선약.
- 아미트립틸린 - 심환계 항우울제
- 디스포진 - 생식기 포진 억제제(성분명 팜시클로비르)
- 크림, 젤, 스프레이, 피부 패치(리도카인-마비제)
- 코데인 - 마약 포함된 약물(상태에 따른 처방)
- 코르티코스테로이드 - 국소 마취제 주사
5. 치료 기간 : 질환자의 초기 대응이나 처방 준수에 따라 분명하게 달라집니다. 피부 관리와 수포 관리가 관건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2주~6주(보름에서 한달 이상) 정도 지속됩니다.
6. 대상포진 후유증 :
![대상포진 후유증](https://blog.kakaocdn.net/dn/xoL29/btrC8mdRZrp/HpWhesy5UKkpCy0m3noXUk/img.png)
대상포진 후유증을 앓았던 분의 간증을 잠시 들어보십시요. '행복한 한의사'님의 블로그에 실린 글 일부입니다.
<30대 중반 쯤 허리둘레에 포진이 생겨 사혈을 해도 낫지를 않고 피부과를 가보니 대상포진 같다고 해서 항바이러스제 7일분을 먹고 아무 통증도 없고 포진도 번지지 않고 무리없이 나았습니다. 그런데 그 뒤로 피로하면 포진이 생긴 부근을 타고 약간씩 찌릿찌릿한 신경저림증상이 나타나서,그러면 내가 피곤하구나 하고 몸조심을 하면 괜찮아지곤 했지요. 그러다가 40대초반 잘 못먹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어느 날 허리둘레에 다시 대상포진이 생겼는데 그때는 대상포진이 몇 개가 생긴것이 아니라 한 개가 볼록하게 반진 같은것이 튀어나와서 대상포진인 줄을 미처 몰랐어요. 그렇게 항바이러스제 먹는 시기를 놓쳐서 3,4일쯤 지나서 항바이러스제를 먹어도, 허리 포진 주변을 타고 허벅지 다리 아래로, 옆구리 옆머리 위로 타고 흐르는 듯한 신경통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머리를 찌르는 신경통은 무서울 정도였어요. 송곳으로 내 머리를 찌르는 것 같았어요.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하루종일 신경절을 타고 흐르는 듯한 통증이 사람을 지치게 만들고 미칠 것 같았어요. 눈꺼풀도 신경절을 따라서 떨리고 이 통증이 후유증으로 남아서 평생갈 것 같아서 너무 우울했지요. 마취통증클리닉을 처음으로 가보았는데 마약성진통제 같은 약을 주시는데 약이 너무 많고 정말 무서웠지요. 진통제를 2일정도 먹었는데 잘 모르겠고 계속 먹으려니,,,불안했어요.(이하 생략)>
사례 간증자는 한약을 찾아서 처방받고 복용후 많이 개선되었다고 밝혔습니다. 한방이든 양방이든 개인에 따라서 선택할 일입니다. 일반적으로 양방은 개선속도감이 있고, 한방은 은근한 지속성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4. 대상포진 예방을 위한 생활지침
- 스트레스 컨트롤 : 괜히 남의 일, 정치에 몰입하지 마십시요. 내가 소리친다고 저자들은 듣지도 않습니다.
- 3과 포기 : 과음, 과식, 과로. 두 달만 고생하십시요.
- 식후 걷기, 산책, 음악듣기를 합니다. 문화인이 된다고 생각하면 회복이 분명 빠릅니다.
- 야채, 고기 등 잘 먹기 : 면역력은 음식에서 시작됩니다.
- 청결 유지 : 가족, 지인에게 옮겨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박목월의 시 <나그네>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 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이육사의 시 <청포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두렴
대상포진의 스포들은 알코올을 먹고 살고, 퍼지고, 성장합니다. 그리고 신경에 통증을 알코올이 유발시킵니다. 그래서 해당 약품, 주사액에는 알코올 경고 라벨이 붙어 있는 겁니다. 또한 약물 주사를 해도 알코올이 약물 효과를 막습니다. 면역력도 약화시켜서 부작용, 회복 지연, 피부 딱딱해지는 경화현상 등 부작용이 일어납니다. 이게 좋다면 약과 알코올을 함께 드시기 바랍니다. 이건 경고입니다. 심각한 증상으로 급발전해서 앰블런스에 실려 응급실로 갈 수 있음을 아십시요.
정리
대상포진은 처음 인식했을 때 먹던 숟가락을 내려놓은 즉시 바로 클리닉으로 내원하기 바랍니다. 이런 적극적인 행동이 자신의 건강을 지키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경통 등의 후유증을 남기게 됩니다. 평생 자신의 신경계에 남아서 따라다니면서 괴롭힐 수 있습니다. 건강이 최고입니다. 주식 상한가보다, 진급보다, 아파트 구입보다 더 귀하고 소중하고 오래가는 자산입니다. 이런 단순한 진리, 이치를 모르니 현대인들의 질병은 넘쳐나고, 거리마다 병원들이 떼돈을 벌어가는 겁니다. 자신의 건강, 자신이 지키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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